Author |
KCH |
Date |
2024-10-25 10:3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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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nt Works - A Journey of Late Autumn 최근작품 - 만추의 여정
1, 2024-ea8, 생명의 환희-만추晩秋 Vital Fantasy - Late Autumn, Oil on linen 72.7x116.8cm 50M
2, 2024-ea9, 생명의 환희-만추晩秋 Vital Fantasy - Late Autumn, Oil on linen 72.7x116.8cm 50M
3, 2024-ea10, 생명의 환희-만추晩秋 Vital Fantasy - Late Autumn, Oil on linen 53x72.7cm 20P
4,5, Detail of the works 작품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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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수년 동안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고 이번에 세 작품을 완성했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갈 때 마다 들판에 넓게 펼쳐진 곳(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산속 아파트 쌍용하나빌리지 저수지 옆)은 논이다. 한국인은 오랜세월 벼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쌀과 관련하여 한국인의 문화는 오래되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초여름 벼를 심고, 한여름 푸르름을 맘껏 뽐내고, 깊어가는 가을엔 수많은 황금빛 열매를 맺으며 한 생을 마감한다.
이 그림을 그릴 때 가을 하늘은 한마디로 장엄한 예술이었고 박진감 넘치는 공연의 한 장면 이었다. 단순에 그 느낌을 거침없이 그렸고, 반면 벼와 들풀/들꽃은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색의 깊이와 물감의 마티에르를 강조하면서 그림의 깊이를 더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밝고 맑고 경쾌한 분위기를 살리면서 그렸다.
첫 번째 이야기 : 나는 그동안 간절히 벼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실현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약 40년전 고등학교시절 논두렁에서 만추의 벼를 주제로 몇 번 수채화를 그렸다. 그때는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멀리 벼 밭을 그렸는데, 논두렁에 않아 종일 그림을 그리면서 많은 생명체들의 움직임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런데, 당시 만났던 두 마리의 뱀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멎는듯하다.
넓은 벼 밭 논두렁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첫 번째 뱀은 녹색과 붉은 색 줄무늬가 매력적이었는데, 내 몸 좌측에서 나타나 화구박스 위로 올라와 이젤 다리 좌측 부분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 잠시 주변을 둘려보더니 유유히 논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숨을 멈추고 유심히 지켜볼 뿐이었다. 섣불리 몸을 움직이거나 자리에 일어나면 뱀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도 있기에 뱀의 공격을 받을 수 있겠다는 본능적인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뱀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30분후 두 번째 뱀은 내 몸 우측 뒤쪽에서 나타났다. 이번에 내 몸에 직접적으로 접촉했다. 즉 논두렁에 앉아서 우측 다리를 길게 뻗고 있었던 내 허벅지와 무릎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이젤 우측 다리 부분에서 멈추고 고개를 들고 그림을 둘러보면서 살벌한 혀를 날름거리다가 서서히 머리를 낮추고 다시 논두렁숲속으로 사라졌다. 두 번째 뱀은 첫 번째 보다 더 날렵하고 머리모양도 삼각형에 가까운 것이 독사임을 직감했다. 심장이 터질듯 쿵쿵거렸다. 뱀이 사라짐과 동시에 화구들을 급하게 챙기고 총알처럼 자전거를 달리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아마 그때 그렸던 그림이 작업실 한쪽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추후 확인되면 이곳에 다시 포스팅 하겠다.
두 번째 이야기 : ‘만추의 여정’을 그린 일부 화가들의 명작이 떠오른다. 국내 화가 중 가장 인상 깊은 그림은 이영일(1903~1983)의 ‘시골소녀’(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 시절 부유한 집안에서 일본 유학까지 했고, 이후 화가로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던 복 많은 사람이다. 해방 후 일제색이 짙은 화가/그림으로 불편한 과정이 있었지만 ‘시골소녀’ 그림은 추수가 끝난 들판에 남은 벼이삭이라도 주어서 삶을 연명해야하는 농촌 소녀를 그린 것으로 당시 대부분 힘들었던 한국인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을 나타낸 그림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앙상하고 근경의 흐트러진 들풀과 황량하고 앙상한 뒷 배경은 광활한 대자연이 나약한 인간을 한껏 품고 있는 듯 장엄하다.
‘만추의 여정’을 그린 해외 화가 중 가장 인상 깊은 두 작가는, 프랑스 화가 밀레(1814~1875)의 불후의 명작 ‘이삭줍은 여인들’ 과 ‘만종’ 그리고 고흐의 그림이다. 밀레는 일생동안 전원을 주제로 수많은 명작을 남겼지만 나는 위 두 작품을 그의 최대 걸작으로 꼽고 싶다. 인간의 가장 숭고한 모습을 최고의 경지로 나타낸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명작이다.
고흐의 ‘만추의 여정’은 많은 그림이 있는데, 세계 여러나라를 방문하면서 보았던 고흐의 그림 중 2024년 봄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그의 미술관에서 열린 특별전에서 보았던 ‘만추’의 작품과 비슷한 시기 방문했던 독일 에센Essen 시립미술관에서 보았던 그의 ‘만추’의 그림은 마치 해바라기 시리즈처럼 매우 유사했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 부분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나는 이런 그림은 적어도 한시간 이상 반복적으로 지켜보면서 그 그림/작가와 영혼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나는 그림을 그릴 때 집요하게 대상을 관찰하고 감상하고 영혼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 세상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한다. 현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은 수많은 이야기를 내게 전해준다. 비록 그들의 말과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수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흥미롭다. 너무나 짧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깊은 감동을 캔버스에 담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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